극장에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갔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러 갔다.
정말 솔직히 말해서 약 3년만에 처음으로 다시 갔다.
그리고,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허전했다.
결국 시간을 뛰어넘어서 왔다갔다 하면서 치아키를 미래로 돌려보내는 것.
이게 전체의 엔딩이 될까?
뭔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건 아닐까?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TV시리즈로부터 시작해서 많은 시리즈가 있다고 들었다.
그게 맞는지 틀리는진 모르지만 분명 타임리프 하나로 모든게 끝날 것 같진 않았다.
그런 생각을 더 해봤다.
그래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소설책이 나왔을때, 살까 말까 걱정했었다.
물론 처음 봤을때 그 시점에선 [학교 교재 사야해. 돈이 모자라.]라는 말로 그냥 냅뒀지만
분명 그 책의 맨 뒤에서 [날 제발 내 세상으로 돌려줘어어~~~!!!!]라는 대사.
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읽어봤다.
천천히 생각해봤다.
츠츠이 야스타카씨는 뭔생각으로 책을 썼을까?
이분이 책을 쓴 이유는 사람이 그때그때마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것들을 변화시키고 싶다.
이런 느낌으로 쓰지 않았나 싶다.
극장판부터 다시 시작해보도록 하자.
마코토는 분명히 알갱이를 실험실에서 주웠다.
그 전엔 아무 일도 없는 거다.
그렇지만 그 날, 그녀는 뭘 해도 안되는 날이었고
분명히 그 날 하교 길에 기차에 치여서 죽는 DEAD엔딩이 기다리고 있었던거다.
그녀는 그런 불안함을 타임리프라는 걸로 지운 거다.
그렇지만 그렇게 왜곡된 시간은 주변 사람들의 행동에도 변화를 준다.
그녀는 그런 엉망인 세계를 조금씩 더 조화롭게 하고 싶었던 거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지켜보고만 있던 여자애를 사고로 가장한 인연을 만들어버리고
그 둘이 다시 그녀의 고장난 자전거로 사고가 안 나게 또 처음부터 끝까지 조율해낸다.
그녀가 그렇게 조율해서 모두를 이끌 생각이 없었다면 분명히 소화기를 집어던지건 말건,
최고의 기분과 성적을 낸 마코토가 그 상태로 머물고 싶어했음이 분명했을테니까.
소설에서도 마찬가지를 느꼈다.
두번째 소설에서, 타임리프는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전혀 다른 내용에 실망했을 것이다.
모두 타임리프가 너무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영향을 크게 미친 탓이다.
하지만, 조금 생각해보도록 하자.
마사코와 그녀의 동생에게는 서로 두려움이 많다.
그녀의 동생은 보이지도 않는 화장실의 괴물(?)에게 쫓겨서 오줌을 싼다.
마사코는 그걸 계속 해결하려고 하는 거다.
마사코 자신도 어렸을때 그녀의 시골친구를 밀어서 빠뜨려서
그 기억으로 다리를 못 건넌다.
높은것을 싫어하는 것은 다리와 강물의 높이 때문이지, 실제로 싫어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가 그녀의 시골에서 친구를 만났을때, 그 친구도 건강했고, 그 일을 신경쓰지 않았다.
마지막 소설도,
조금만 이랬으면 좋겠다.
그러다 사고가 나서 보니까 그렇게 [이랬으면 좋겠다]가 현실이 되고 나니,
다시 맘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텔리포트 해보니,
이건 뭐 탤런트가 되어도 맘에 들지 않는다.
라곤 되어있지만. 솔직히 더 쓰여질려고하다가 멈춘 느낌이 강하다.
결국 이 마지막편이 더 아쉬웠고, 만약 저작권이 있다면 내가 이 뒷부분을 각색해보고 싶은 충동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봤을때,
그때도 생각해봤지만,
왜 마코토가 자전거에서 [나 너 좋아해!] 라는걸 수십번 듣다가 혼자 걷고,
왜 미친듯이 계속해서 계단을 뛰어올라가서 구를 각오를 했으며,
무슨 생각으로 바보같이 애를 잡고 던지는 남자애 둘을 이용해 세상을 구성하려 했을까.
마코토는 참 어른스러운 아이구나, 다시 느꼈다.
츠츠이 야스타카씨의 상상력과 사실성은 대단했다.
다시 읽어볼것을 추천한다.
대신, 타임리프를 중심으로 생각하지 말고
소설에 사람들의 심리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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