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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이야기부터 계속할까.
아니면 지금, 나가사키 게이샤長崎芸者의 실상을 알려줄까.
일단 오늘 할 일을 내일 미루지는 말라
고 했으니 어제 한 이야기부터 끝내자.
아. 물론 어제 할일을 오늘로 미뤘다는것까진 태클걸지마.
이 썩을놈아.
호텔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유스호스텔로 가더군.
츠루도 대학을 그만 둔게 가업도 경기불황에 안좋고,
자기는 부모님께 부담이 되기 싫다고
취업도 안되는 과에 있어봤자 안되겠다 싶어서
사무직원으로 취직을 했었댄다.
하지만, 일은 츠루의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어서
열심히 일해도, 상사가 아무리 [그냥 알고지내는 사람으로서는 훌륭하더라도]
회사에서 나가라
라고 말해서, 짐을 싸들고
다시 귀향했단다.
부모님껜 말하기 죄송스러 집에 안가고 있댄다.
친구네 집에 억지를 부려가며 잠만 잘 용도로 싸게 세를 들었고,
그나마도 부엌, TV, 그리고 이불 펴면 공간이 남지 않을 정도다.
지금 알바는 현대화시대의 컴퓨터를 배우는데 다 쓰고 있댄다.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일하고, 배우고 배워.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아.
차라리 경마장에서 돈 따는 법을 배워서
패가망신할 각오를 하더라도 어떻게든 돈을 딸 까도 생각했어.]
옘병.
한국이나 일본이나 삶은 매우 안정되지 못했었군.
[하지만 난 그렇지 않아.
나는 백학 인걸!]
(주: 그녀의 풀네임은 사카시로 츠루(坂百鶴) 이다)
에라이 잘나셨슈 백학씨.
[근데 케이지.]
[응.]
[무슨과 다닌댔지?]
[행정학.]
[..행정학?]
[한국에선 법학에서 따로 떨어져 나온 행정학을 아예 학과 계열로 따로 가르치는 데도 있어.
나는 부전공으로 마찬가지 법학에서 나온 국제 무역학을 배워.]
[헤에. 법같은거 많이 아는구나.]
[옘병. 법 같은건 읽자마자 욕이 나와.]
[그래?]
아직 그녀가 못믿어했었고, 서로 피곤해하지 않았고, 서로 진지했었기에,
난 미친척하고 내가 안쓰던 노트를 펴고 읽어줬다.
[크리켓 경기 규칙. LBW룰에 관한 조항.
만약 투수가 던진 공이 타자를 LBW로 아웃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해야한다.
1)공이 바운드된 Spot이 심판이 보기에 양 Stump의 정중앙의 공간 안에 떨어졌거나, 혹은
2)타자가 스윙을 하여 패드에 맞은 위치의 임팩트 지점이
심판이 보기에 양 Stump의 정중앙의 공간 안에 존재하고,
위의 1,2항의 조건중 하나를 만족하는 경우,
심판은 공의 스피드, 스핀, 바운드 위치, 높이, 이동 경로 등을 예측하여
공이 패드에 맞지 않고 계속 투과되었다고 쳤을때, Stump를 때린다면
LBW를 선언, 아웃을 줄 수 있다.]
[....뭐야 이거, 법학이야?]
[아니. 이건 취미로 즐기는 크리켓 경기 법칙서야.]
옘병.
나도 옘병.
스포츠 따위의 룰 하나가 뭐이렇게 저질이야;;
옘병알.
뭐 간단히 읽는다고 고른게 하필이면 졸래 머리아픈거냐;;
[..스포츠 좋아해?]
[보시다시피 허약해도, 즐기는 편이야.]
[근데 크리켓, 인기 있어?]
[영국하고 인도엔 인기있어.
난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희귀하게 영국 프리미어 크리켓 리그 전체를 이해하는 사람일지도 몰라.]
넌..아마도?
[아마도. 대학교 대표팀이 내가 아는 유일한 팀이니까.]
거기에 뛰어볼 생각은 없었어?
[...난, 외부인이니까.]
이때부턴 난, 하이네켄 맥주를 몇병은 마셨었나 보다.
(그러니까 어디에서 맥주가 공급되는지는 알게뭐야)
[뭐, 내가 약한것도 사실인데,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던 주제의 흐름이,
내가 그 공간에 입장한다는 걸 알게 된 시점부터
모든게 싹 바뀌어져 있어.
그 이야기는 내가 알면 안되는 거 같은 느낌이야.
그리고, 서로 말할 주제의 패턴이 바닥나면,
아는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해.]
[예를들면?]
[내가 싱가폴에서 키노쿠니야에서 일했었어.
거기에 인도에서 유학온 샤마, 라는 친구가 있었어.
같이 창고정리를 하다가 쉬는 시간에 음료수를 먹으면서
매번, 똑같은 이야기지만,
나도, 샤마도, 항상 말할 이야기가 없다보니까
[인도 크리켓팀은 어떠냐]
이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 이야기로 끝났어.
싱가폴 어디사냐, 도 못 물어봤어.]
[그 샤마씨 전화는?]
[거기 안사나봐. 주인이 받는데, 이사갔대.]
[이메일 같은건?]
[서로 주고받을 필요가 없었어.]
[거기선 서로 메일질(문자질)안했어?]
[그땐 핸드폰이 필요할 거다, 고 생각을 안했어.]
[그 친구, 보고싶어?]
....
[보고싶긴 한데, ]
[그럼 찾으려고 노력해보면 되잖아.]
[그렇지. 근데 그 친구도 바쁘고...]
[문제는, 서로간에 연락할 루트가 없었다는 거 뿐 아냐.]
[열심히 해보긴 했어!]
옘병.
난 본지 만으로 하루도 안된 숙녀에게,
외국인한테 한국어로 쌍욕을 뱉어가며,
소음 129.7데시벨 근처에 가까운 고함으로,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게 압박당했다는 느낌 만으로,
매우 심하게 비신사적이고 추잡한 모습을 보였다.
[....]
...
[... ]
...최악의 남자다.
나는 정말로, 최악의 남자다.
[케이지.]
어. 나 KJ야.
니 읽기 편하게 할라고 케이지라고 해도 된다 그랬어.
[키노쿠니야에서 일했었음, 거긴 명부 같은거 잘 기록해두잖어.
키노쿠니야에 직원 분들중에 아는 분도 있을지 모르고.]
..
[그거까지 다해봐도 안되면, 샤마씨... 인도라고 해도...
그깟 십억 인구 정도 1년이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그 있잖아, 동경메트로도 가장 붐비는 역 10개에 타는 사람수가
기껏해봐야 하루에 2백만명도 안되고,
그럼 10억이래봤자 2백만명이 스쳐도 모르는 동경메트로처럼
아예 관련없는 인구를 초고속으로 제거하고
남는 딱 한명을 찾는데 500일이면 돼.]
...그런 암산이 돼?
아니, 그보다, 그래도 인도에 어디 살지도 모르는데...
[정 안되겠으면, 피켓을 들어. 그리고 [샤마]라고 써.
그리고 앉어.]
옘병. 노숙자야?
[쟈 스크립트의 노래처럼 말야.]
...쟈 스크립트?
뭐시다냐 그건?
[쟈 맨 후 칸트 비 무브드 있잖아.]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영어로 말해봐. 발음이 헷갈려.]
[The Man Who Can't be Moved, Song of The Script.]
...아 그거.
[그렇게 소중한 사람이면 그렇게라도 해야지.
사람은 몇십년 후에도 감동적인거, 아름다운거, 기분나쁜거, 슬픈거, 즐거운거,
못잊고 뇌의 롬에 새겨둔대.
펌웨어가 건드려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
그런 기억이 된대.]
..펌웨어가 뭐드라...옘병알...컴퓨터 잘안다고 자랑하는건가...
[그러니까, 노력해봐.]
[음..그럼...그런데...키노쿠니야 싱가폴점에 인원개편때문에
내가 아는 지점에 연락해도 아는 분이 아무도 없어.]
[그럼 좀 무모하겠지만 인사과로 전화해보자.]
[나 그정도로 일본어 실력은 안돼.]
[내가 할게.]
[아냐]
[아니, 내가 할래.]
라고 얘기하고 있다가 날 봤는데,
옘병알 나는 졸고 있었댄다.
이런 친절을 베풀어준 일본 여성에게
이 얼마나 한국의 추태함을 자랑스레 보였던가.
이건 국가적 망신이야 옘병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알!!!
[케이지.]
[응.]
[나가래. 체크아웃이야.]
옘병알.
새벽에, 월요일에 하는 뱀부 블레이드랑 아리아 디 오리지네이션
현지에서 못봤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친구네 전화번호하고, 지금 사는데 주소, 핸드폰에도 tru라고 저장해둔게 내 이름.
이메일주소하고 교토대학교 내 사물함번호까지.
혹시 날 못찾아도 다시 찾을 플래그는 이정도로 됐지?]
...뭐야. 이건...
[전화번호만 있어도 돼. 새삼스레..]
[그러니까, 너도 나한테 적어줘.]
그리고, 난 명함을 하나 주었다.
[헤에. 트레이드 인큐베이터라...]
[알거없어. 나는 그냥 케이지야.]
그럼 난 알바갈게!
라며 츠루는 저 멀리, 알바하는 곳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헤어진 이후에, 다시 한번 물었다.
엄청난 길치인 나는, 캔커피 하나와 만화책 하나를 빌미로
나가사키에 갈만한 여행지 몇개와
최종으로 갈 목적지에서 나가사키 여객항으로 가는 방법을 물었다.
그리고, 제대로 인사도 못하는 처지의
편의점 알바생과 그냥 한국에서 배낭여행온 하찮은 남자애는
그냥 그렇게 인사하고 헤어졌다.
그게 끝이다.
츠루하고의 인연은 이게 끝이다.
앞으로는 더 엄청나고 못믿을 일이 생길테니까 말이다.
어쨋거나 엄미.
나 내 인생 처음으로 엄마 말고 딴 여자랑 자봤어!!!!!
그게 일본인이라 내국인 대상인 엄미 기준엔
쪼깨 미달이지만 말여.
이제 집에갈게!
[長崎芸者]
KJ
아. 오마케(?)로 이번화의 옘병.
일본은 더치페이가 당연한 걸 알면서도
나는 현금을 카드로 가지고 있었고
대놓고 자기 분의 계산금액을 천엔짜리로 들고있던 츠루를
유스호스텔 체크아웃 담당분이 보고
분명히 이런생각을 안했을리가 없다고
나하고 카츠리하고 계에속
서로 몇십번이고 이야기를 했던
그 씬에서 뇌를 잠깐 들여다본
그때 그 생각
[뭐어야 이놈들 날 쌍으로 엿멕이는건가?
이놈, 한국인이랬는데
내가 더치페이로 해주면 몰아서 계산안했다고 지랄할거고
한번에 계산하면 이년이 지랄할거고...
뭐어야 그냥 방 두개로 끊어 이걸?]